트위터에 적었다시피 얼마 전에 담석 제거 수술을 받았었어요. 이게 첫수술이라 신기한 것도 많았고 상상하지 못했던 괴로움도 많았어서ㅇ>-< 이 수술이 인생 마지막 수술이길 그래서 훗날 아 수술... 받긴 받았는데 어땠었지...? 할 때 기억을 되살리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습니다.

 

+제가 겪은 증상에 대해 그대로 적어놔서 비위를 자극하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술 전

 

 일단 제 수술 전 상태는 운동부족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2017년 겨울쯤 등통증과 위장팽만감이 너무 심해서 잠을 잘 수가 없게 되었고, 소화불량인가 싶어 버텨보려는데 어느날 구토가 너무 심해져서 병원에 갔어요. 위내시경을 받아본 결과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식도에 살짝 기스가 나긴 했지만 위장은 깨끗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약물 처방을 받고 증상은 곧 호전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2019년은 9월부터 비슷한 증상이 시작됐어요. 병원에 갔더니 또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증상도 똑같아서 저도 그렇구나 했지요. 그런데 이게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거에요! 처음엔 식단 관리에 문제가 있나, 위장의 소화력은 떨어졌는데 과식을 해서 그런가, 싶어서 약을 바꿔보기도 하고 식단을 바꿔보기도 했지만 별 차도가 없었습니다. 결국 11월 초쯤 하루걸러 한 번씩 하루종일 구토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먹은 걸 다 쏟아낸 뒤부터는 위액을 토했고요. 물 한 모금만 마셔도 구토끼가 심해져서 물조차 조심조심 마셔야 했습니다. 구토가 나오지 않을 때에도 구역감에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고요. 오타쿠가 그 좋아하는 게임이며 덕질도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요.

 결국 다시 한 번 위내시경 검사에 혈액검사에 초음파검사까지 받아보았고, 초음파 검사에서 쓸개에 담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크기가 제법 크다는 것(보통 3cm면 증상이 없어도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하는데, 제 건 2.8cm를 살짝 넘는 크기였다고 해요)이 밝혀졌습니다. 크기가 크다는 점, 그리고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 고역이 큰 점 등으로 수술을 추천받았습니다. 그리고 혈액검사 결과 건강검진 때는 멀쩡했던 간수치가 요동쳤다고 해서 약을 또 처방받았죠. 이게 우루사 200mg이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아래에 좀 더 적겠습니다.

 그 뒤 약을 먹고 식사를 조심하면서 증상은 꽤 나아졌습니다. 배고픈 게 느껴질 정도가 되었고 식사량도 조금씩 늘었죠. 그래도 식사량 자체가 워낙에 줄었고(너무 양이 줄다보니 불안해서 칼로리를 계산해봤는데 하루 천 칼로리도 겨우 소화시키더라구요) 약을 달고 다니는 생활이나 구토로 하루종일 행동불능이 되는 사태는 막고 싶어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어요. 찾아보니 간단한 수술이고 회복도 빠르다고 해서 마음도 편해졌고, 고민할 건 수술 비용과 수술할 병원 정도 뿐이었어요.

 

진료와 수술 예약

 

 병원 후보를 몇 군데 추린 뒤 당장 다니던 내과부터 가서 진료기록과 진료의뢰서를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병원에 예약도 하지 않고 왔다는 소리에 걱정하면서 진료의뢰서는 1주일 지나면 효력이 사라지니 다시 받으러 오게 될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설마 예약하는 데 그렇게 오래 기다리겠어? 하고 생각해둔 대학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전화를 걸었는데 진료 예약은 6일 뒤에나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구요... 두 번째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어보니 거긴 이틀 후 진료를 보는 게 가능하다고 해서 결국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그 곳도 정확히는 예약은 이미 꽉 찼지만 미리 말씀드려둘테니 오셔서 외래진료를 보세요, 하는 식이었어요.

 가서는 초진이라고 진료 절차를 밟았죠. 외래 진료 식이라 많이 기다리게 될 걸 예상했는데 미리 전화를 해두고 가서인지 빠르게 수납할 수 있었습니다. 진료기록을 제출해서 복사하고, 외과에 진료의뢰서랑 당시 먹고 있던 약 처방전 등등을 제출했어요. 의사선생님을 뵈니 역시 담석이 크니 수술하시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듣고 수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이것도 처음엔 수술실 일정이 꽉 차서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했는데, 운이 좋아 1주일 이내로 수술 일자를 바꿀 수 있었어요.

 그리고 수술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들을 했어요. 소변검사, 혈액검사, X레이, CT촬영 등등. 사실 CT촬영을 한다는 소린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수술 바로 전날 하는 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별 생각없이 아침을 먹고 갔다가( mm) 오후 4시까지 금식하며 기다려야 했습니다. CT가 어떤 건지 정말 궁금했었는데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게... CT 촬영 때 약물을 넣기 위해 꽂는 바늘이 엄청 아프고... CT 찍기 바로 직전에 물 한 컵을 주시는데 마시라는 소릴 못 듣고 있다가 CT실 열리고 나서 헐레벌떡 마신 거에... 조영제가 몸을 돌았더니 엄청 후끈했더라는 것 정도만 기억나네요. 그리고 CT 들어가는 입구 쪽에 아이콘으로 숨 들이마쉬세요 내쉬세요 표시가 있었던 것도요. 그 막대기 같은 곳에 누워서 양 팔을 위로 들어올리면 들락날락하면서 찍는데 생각보다 금방 찍었어요. 5분도 채 안 걸린듯.

 아무튼 검사 결과는 수술 가능! 다만 생리 끝자락이었던 터라 소변검사에서 염증이랑 혈액반응이 나와서 좀 불안해하셨었어요. 이후 소변검사는 한 번 더 할 줄 알았는데 그냥 그대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입원

 

 그 뒤 짐을 바리바리 챙겨서 입원했습니다. 짐으로 챙겼던 건 속옷이랑 수건 몇 장, 휴지들(일반 화장지와 물티슈를 둘 다 챙겼어요), 당시 복용하던 약, 슬리퍼 정도였어요. 그 외에 병원에서도 시간을 때울 수 있을 만한 폰이나 기타 자질구레한 것들.

 약 덕분인지 상태는 점점 좋아져서 입원할 때는 몸 상태가 제일 괜찮았어요. 여전히 병원밥을 다 먹지 못하고 반그릇 정도는 비워야 했지만... 입원해서는 키와 몸무게 등을 재고(덤으로 10월달 건강검진한 이후로 거의 6kg은 떨어진 몸무게를 보고 경악하기도 하고) 간호사 선생님께 이전에 수술받은 적 있는지, 다른 병이나 알러지가 있는지, 특정한 질환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지, 현재 복용 중인 약들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보고한 다음 마취동의서와 수술동의서에 사인했습니다. 수술 동의서는 의사분이 오셔서 대략 이런 수술이다 하는 걸 설명해주셨는데, 마취동의서는 수술실 근처 방으로 다음날 수술받을 환자들이 우르르 내려가서 강의듣듯이 유의사항을 듣고 사인하고 나왔어요.

 그리고 수술 때 필요하다는 물건들을 구매했어요. 마스크...?(기억이 확실하지 않음)와 거즈였는데, 거즈는 수술 후에 한동안 물을 마실 수 없어 입을 축이는 용도로 썼습니다. 간호사실에서 추천해주시는 대로 세묶음을 샀는데, 한묶음만 사도 되었을 듯... 가격이 그리 비싸진 않았지만요. 마스크는 생각보다 가격이 셌는데 만약 수술 때 안 쓰게 된다면 환불도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멸균상품이다보니 되도록이면 봉지에서 꺼내지 말고, 영수증을 꼭 챙겨서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은 괜찮았어요. 사실 5인실이라 까다로운 사람들과 같은 방이 될까봐 좀 걱정했는데 다들 성격이 좋으셨고 특히 한 분이 너무 잘 챙겨주셔서 입원하고 있는 내내 참 감사했습니다. 또 수술이 보통 통증이나 염증이 없으면 뒤로 미뤄진다고 해서 저녁 늦게쯤 받을 줄 알았는데 아침에 제일 일찍 받게 된 점도 좋았고요. 간호사 쌤이 몸에 아마 수술 부위..? 혹은 사유...? 를 적어주신 뒤에 이제 수술 후 통증만 잘 견디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생각하며 행복하게 잠을 잤지요.

 

수술 당일

 

 수술에 대한 긴장 때문인지 일찍 잠을 깨서 수술 때 사용할 큼직한 바늘을 꽂고(사실 조금 회복되자마자 놀 생각이 만만해서 왼손에 꽂으면 안 되냐고 여쭤봤는데, 담낭이 몸 오른쪽에 있어서 그런지 오른팔에 꽂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항생제에 거부반응은 없는지 체크했어요. 몸에 금속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몇 번씩이나 체크하시더라고요. 머릴 묶고 있던 고무줄에 금속파트가 있었는데 요것도 있으면 안 된다고 하셔서 노란 고무줄도 빌렸고요. 수술 가운은 대충 통짜 가운을 한쪽 면만 반으로 쭉 갈라놓은 것 같은 생김새였어요. 줄들이 많이 달려있어서 어떻게 입어야 할지 헷갈렸는데 평평한 판이 앞으로, 묶는 곳이 뒤로 가게 입어야 하더라고요. 이건 적당히 걸치고 있으니 간호사쌤이 매무새를 다듬어주셨습니다. 가운 안에는 아무것도 입으면 안 된다고 해서 모조리 벗고 엉덩이 주사를 두 방 맞은 뒤 이동식 침대에 실려 병실 복도에서 잠시 대기. 그 뒤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수술실을 보면 무서울 줄 알았는데 졸려서 그랬나 약간 남일 같았어요. 수술 중에 움직이지 않도록 팔다리를 묶고, 몸에 금속이나 매니큐어/패디큐어 등이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마취제 들어갑니다~ 소리 듣고 나서 몇초 지났는지 셀 생각도 못 하고 기절.

 정신이 들어보니 여전히 수술실인 모양이었어요. 몸에 누가 손을 대고 있다는 감각은 있는데 몸이 조금도 움직이질 않아 좀 무서웠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마 봉합 마무리 단계였던 모양. 그 뒤 한 번 더 기절했는지 의식이 천천히 각성한 건지 잘 구분이 안 되지만() 그 다음 기억은 입이 덜덜덜 떨렸다는 거에요. 추우세요? 하고 물어보셔서 그렇게 춥진 않은데 몸이 엄청 떨려요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가 엄청 아팠어요. 이건 수술 전에 배에 가스를 집어넣는데 그 가스가 어깨까지 방사통을 일으킬 수 있다는 안내를 들은 뒤라 뭔지는 알았지만 진짜 너무 아파서() 진통제 좀 달라고 했고요.

 그리고 이번엔 진짜 의식을 잃었던 거 같은데 다음 기억은 이동식 침대에서 병실 침대로 옮겨지던 기억이네요. 오른팔엔 링겔이 꽂혀있고요. 그리고 6시간동안 주무시면 안 되고 아프면 진통제 더 넣어달라고 말하란 이야길 들었어요. 이 때쯤부턴 슬슬 아픈 것도 참을만해지더라구요. 스스로 몸을 일으키긴 아픈데 팔다리는 꼼지락꼼지락 움직일 수 있는 정도? 다만 6시간 동안 안 자는 게 고역이었지요. 마취 후유증인지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깨서 그런지 계속 졸리더라구요. 폰으로 게임도 하고 트위터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사실 중간중간 꼬박꼬박 졸았지 싶습니다......

 이 땐 몸이 엄청 빨리 회복되는 게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어요. 6시간이 지날 무렵엔 몸을 야악간 들어올리는 정도도 가능하더라고요. 간호사쌤이 왔다가 앗 엄청 멀쩡하시네요; 하고 놀라셨을 정도에요. 그래도 역시 스스로 몸을 일으키는 건 힘들어서 소변을 보는 건 너스콜의 힘을 빌려야 했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데에 그 정도로 배에 힘이 많이 들어갈 줄은 몰랐어요. 변기에 일어나고 앉는 것 정도는 아파도 참을만 했고요. 그 뒤엔 너무 오래 누워있기도 거시기해서 병동을 한 바퀴 돌고 오기도 하고 앉아있기도 하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아 그리고 담석도 받고! 2.8이라고 들었는데 애가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자잘한 부스러기들은 따로 챙기기도 거시기해서 적당히 덩어리진 애를 주신다는데, 전 엄지손가락 한 마디 만한 큰 덩어리 하나 새끼손가락 1/4마디 정도 되는 작은 덩어리 하나를 받았어요.

 의사 선생님이 오시더니 생각보다 쓸개가 많이 부어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수술 자체는 잘 끝났고 환자분 상태 보니 회복도 빠르다고 당장 저녁부터 식사하실 수 있겠고 내일도 퇴원하실 수 있겠다고 하셔서 기분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이구나! 하지만 그 받은 식사는 도저히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아 못 먹고 물렸습니다... 아픈 게 문제가 아니라 입맛이 영 없더라구요.

 

 수술시 절개한 부분은 배꼽, 오른쪽 옆구리, 명치 부근이에요. 의료용 본드로 봉합하고 그 위에 하얗고 넙적한 밴드 같은 걸 붙였는데, 이 의료용 본드라는 게 의사선생님도 딱지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하셨지만 감촉도 두껍게 내리앉은 딱지 느낌. 옷을 입고 있으면 바지 선이 자꾸 스쳐서 벗겨지는 게 아닐까 조금 신경쓰입니다.

+이 의료용 본드는 수술 후 10일 정도 지나자 모두 떨어졌어요. 그 전부터 옷에 쓸려서 조금씩 떨어지기도 하고 중간이 깨져서 달그락거리기도 했고요. 불안해서 최대한 덜 쓸리게 하려고 했는데 10일쯤 지나자 다 떨어지더라구요.

 

구역구토

 

 수술 다음 날 아침까지만 해도 빠르게 방귀를 뀌고() 회복이 빨라서 오늘 퇴원하셔도 되겠단 소릴 들었는데... 문제는 아침을 먹고 나서부터였어요. 요 아침도 몇 술 못 떴어요. 그 몇 술 뒤부터 속이 계속 불편한데 이게 평소랑은 다르게 수술한 자리가 아파서 그런가? 근육이 땡기나? 소화가 안 되나? 구분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도 일단 운동을 해야 몸에 넣었던 가스가 빠진다고 들어서 병동을 한 바퀴 돌고 있었는데... 또 속이 뒤집혔습니다... 익숙한 구역과 구토의 연속이었지요. 구토를 하는데 수술자리가 땡기고 아픈 게 왜 그렇게 서럽던지ㅠㅠ

 의사 선생님 말로는 전신 마취 후에 가끔 이렇게 구역 구토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퇴원 후에 검색해보니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는 모양입니다... 퇴원을 할까말까를 고민하던 아침과는 달리 하루종일 끙끙 앓았어요. 밥도 하나도 못 먹고, 운동도 거의 못 했지요. 어거지로 병동을 조금 돌아보긴 했는데 거의 운동이 되지 않았을 길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다음 날에서야 수술 후 통증도 구역질도 조금은 버틸만해져서 퇴원했어요. 여전히 구역질은 있었지만 구토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이 안정된 상황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집까지 돌아와서 아무것도 안 먹기는 좀 그렇다고 생각해 사과를 먹고 쉬었죠.

 그 다음 날은 좀 괜찮은 것 같아서 아침을 쪼끔 챙겨먹고 약도 챙겨먹고 못 한 운동을 하러 나갔는데, 수술 직후에 운동을 거의 안 해서 그런가 가스로 인한 통증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ㅠㅠ 이쯤 되니 수술로 인한 상처는 몸 누웠다 일으킬 때나 허리 비틀 때 말곤 거의 없을 정도였는데, 좀 걷다보니 왼쪽 옆구리가 아프고, 좀 걷다보니 오른쪽 어깨가 아프고... 걷는 것 자체도 빠르게 걸을 수가 없는데, 평소엔 너끈하게 걸어갔다 내려오는 1시간짜리 산책로를 반쯤 올라가니 거의 넉다운이 되더라고요. 쉬면서 올라갔는데도! 내려올 때는 정말 몇 발짝 걷고 쉬고 또 몇발짝 걷고 쉬고 하면서 내려왔어요. 그리고... 또 어김없이 구토파티가 열렸어요. 게다가 아랫배가 은근하게 불편하기까지... 이때쯤 근 한 달간 입으로 먹어서 아래로 배출한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곤 마음이 급해져서 정신없이 원인을 찾아보다 처방받은 약 중 하나의 부작용으로 구역구토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이게 우루사 100mg였습니다. 사실 수술 받기 전 상태가 한참 좋아질쯤 먹던 게 우루사 200mg이라 설마설마 싶었지만 만에 하나의 가능성도 제거하고 싶어서 복약상담을 받기로 결정했지요. 약사 선생님께는 그 약으로 구역구토가 일어나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은데, 많이 힘들면 빼고 드셔보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빼고 먹었더니 놀랍게도 속이 좀 편해졌어요...!

 물론 당장 편해지진 않았고 하루 정도는 더 구역질에 시달렸습니다. 트림이 구역질에 섞여나왔어요. 결국 오늘(수술 후 5일 뒤)에서야 속이 제법 많이 편해졌습니다. 여전히 트림이 올라올 때마다 불편하긴 하지만 전처럼 으 이러다 구토하는 거 아냐? 같은 압박감은 훨씬 덜하군요.

 

기타 불편함

 

 수술 후 5일 뒤인 오늘은 제법 많이 회복이 되었습니다. 명치 쪽이 아직 조금 아프긴 한데 아마 구토하면서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다른 곳보다 상처가 아물 시간이 덜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젠 허리를 비틀거나 운동강도가 높아질 때 정도만 아프네요.

 그리고 이건 수술 때문인지 제가 제대로 식사를 못 한 기간이 길어서인지 모르겠어요. 다만 전 수술 후에도 10일 정도는 제대로 일을 못했습니다. 구토도 문제였지만 몸에 힘이 많이 빠져서 그런지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금방 지쳤어요.

 

 가스로 인한 통증은... 평소에 운동을 안 해서 그런지 이게 생각보다 오래가더라구요ㅠㅠ 그래도 점심과 저녁을 먹고 나서 최소 30분은 걸어주는 식으로 운동을 하다보니 이젠 제법 나아졌는데 걷다보면, 그리고 아마 운동 강도가 올라가면 아파져요. 아픈 부위는 제 경우엔 왼쪽 갈비뼈 제일 아래쪽이랑 오른쪽 어깨가 주로 아팠어요. 그 외에도 어깨랑 명치 등등 다른 곳도 조금씩 아프고요. 그래도 이것 역시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이젠 수술 전과 비슷한 속도로 걸을 수 있게 됐어요. 여전히 숨은 수술 전에 비해 빨리 차지만요.

 그리고 이건 가스로 인한 통증인지 조금 헷갈리긴 하지만 제 경우엔 한동안 등이 뻐근했어요. 자다가 뻐근해서 깰 정도. 다만 이건 식사량이 늘어나면서 괜찮아졌어요. 수술 후 보름 정도 지나자 편해졌던 것 같네요.

 

 또 하나 불편했던 게 소화불량... 다른 부분은 확실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이 유일한 근심입니다. 소화불량으로 장기간 고생하기도 해서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아요. 원래도 변을 띄엄띄엄 보는 편이기도 하고, 최근엔 먹은 걸 거의다 입으로 토해냈으니 나올 게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변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orz 방귀가 나오면 소화기가 일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긴 하지만... 제가 원래는 트림쟁이가 아니라 방귀쟁이였거든요(tmi) 그런데 요즘은 몸에 가스가 차면 99%가 트림으로 나오는 느낌이라 방귀가 그리워요... 다음 외래진료 받으러 갈 때까지 변과의 상봉을 하지 못하면 진지하게 상담 받아보려 합니다.

 소화불량 때문인지 아직도 입맛이 없고 먹는 양도 깨작깨작인데 얼른 회복되길 바랄 뿐이에요.

+변비는 수술 후 10일정도 지난 뒤에 나아졌어요...! 처음 쌀 땐 어마어마한 고통이 있었으나 그 뒤론 무른 변이 나오는 중. 소화불량은 수술 후 약 2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좀 남아있네요. 식사량도 아직 전만큼 돌아오지 못했어요. 그래도 소화 가능한 음식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술 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식욕이 거의 돌아왔습니다! 입맛이 조금 변한 느낌은 있어요. 밀가루나 튀긴 음식 먹으면 니글거리는 게 전보다 강하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이젠 뭐 먹은 뒤에 더부룩한 느낌도 거의 없어요. 이젠 수술 자국이 남아있는 것 외엔 거의 증상 나타나기 전 컨디션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비용

 

 입원+수술비용은 건강보험 적용된 뒤 제가 지불해야 할 건 120만원 조금 넘었어요. 하지만 그 외에 수술 보조용 도구 사는 거나 검사비 등으로 40만원 정도 더 나간 것 같고요. 아까운 건 역류성 식도염인줄 알고 치료비로 써왔던 자잘한 돈들이네요.....! 물론 그 진료와 약들로 편안함을 얻었으니 어떻게 생각하면 아깝지 않긴 한데....!

+수술 후 검사비+약값으로 또 몇만원이 나갔고, 6개월 뒤에 다시 방문해서 검사를 받으라고 하니 그 때에도 몇만원이 또 나갈 것 같습니다. 총 170만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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